2021. 10. 13. 22:01ㆍ건강, 의학
암생존자 200만명 시대,
암은 완치가 된 이후에도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특히 암치료 이후에 5~6년 정도는 노화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암 완치 판정을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 고민. 암 치료 이후에 겪는 급격한 신체의 변화. 암 경험자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KBS1 생로병사의 비밀 21년 10월 13일 수 방송 정보
스스로 노인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활발했던 장명금 씨. 2년 전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과 항암치료가 끝나면 곧바로 건강해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수술과 항암 치료로 암세포는 제거할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떨어진 체력과 후유증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발이 끊어질듯이 아픈 증상 등, 항암 치료로 생긴 부작용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면서 그녀는 최근 부쩍 쇠약해짐을 느끼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다보니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만 시간을 지내면서 최근 우울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한다.
재활의학과를 찾은 장명금씨
말초 신경이 좋지 않아지다보니 손과 발 근육들이 저리고 불편해진 상황. 근육량이 5.4 이하로 내려가면 근감소증이 되어 또 다른 부작용과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다. 암세포가 활성화되지 않게 막고자 하는 여러가지 치료적 노력은 상대적으로 우리 몸에 여러가지 부작용과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다. 신경이나 근육에 영향을 미쳐서 손상을 만들 수 있고, 여러가지 근골격계, 관절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대체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영향을 많이 주게 된다. 세포 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암 5년 생존율은 70%에 달하지만, 대다수의 암 경험자들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심폐기능의 약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골감소증 등의 노화 시에 생기는 문제들을 암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먼저 갖게 된다.
신현학씨는 어린 나이인 8세에 횡문근육증이라는 암치료를 받은 후 격투기 선수를 꿈꾸며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남들보다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마음에 열심히 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2년 전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격투기 선수의 꿈을 접었다. 운동 전 몇 차례의 혈변을 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한다.
대장암 수술 이후 주로 집에서 식사를 한다는 현학씨. 한 번 요리할 때 3~4인분 정도의 음식을 만든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20대이지만 변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는 현재 1일 1식을 하는 중이다. 한 끼를 먹고 변의가 느껴지면 세끼를 다 먹을 때보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지기 때문.
신현학씨는 젊은 나이에 왜 대장암에 걸렸을까?
젊은 나이에 직장암이 생기는 경우는 유전성이 가장 크고, 어린 시절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일 수도 있다. 유전적으로 취약한데, 방사선 치료가 손상을 입히면 남보다 훨씬 빨리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근육이 꽤 있기 때문에 치료의 어려움을 많이 이겨 냈고 지금 당장 젊을 때는 괜찮지만, 나중에 40대 50대 이후에까지 괜찮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5년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정연씨
정연씨가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걷기. 매일 만보씩 걷고 있다. 정연씨는 처음에 악력이 약해 연필을 쥐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은 많이 회복 되었다고 한다. 매일 책을 소리내어 읽는 것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 역시 처음에는 지금과 다르게 책 한 권을 읽지 못했고 의사소통도 어려웠다.
50kg 정도였던 몸무게는 30kg까지 줄었었다는 정연씨이지만, 이제는 잃어버린 신체기능도 거의 다 회복이 되어, 올해 정연씨는 완치 판정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 기관쪽의 기능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이다.
백혈병 진단 후 여성 기관 쪽에 문제가 온다?
백혈병의 치료로 골수이식 과정을 거치면서 고용량의 항암제가 들어갔을 때 암세포 뿐 아니라 다른 세포도 같이 공격받을 수 있다. 난소같은 경우 항암제를 받아서 폐경이 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폐경이 일찍 되었을 때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 당뇨나 고혈압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폐경이 되는 나이까지는 호르몬 치료를 계속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2년전 유방암 수술 후 온 몸에 관절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나연씨
손가락 관절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파라핀으로 온열치료를 받는 동안 초장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손가락 마디마디에 뜨거운 열이 전해져 관절 조직이 부드럽게 치료가 된다.
유방암 수술 후 나연씨는 강제 폐경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오는 항호르몬제 부작용으로 불면증, 탈모, 우울감 등이 생겨 그런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재활의학과 정신과 등의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치료들로 인해 골형성에 도움을 주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골다공증의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 골감소증, 골다공증을 예방하기위해서는 최대 10년까지는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항호르몬제는 암 재발을 막고 암을 치료하는 것은 맞지만 노화로 인한 증상인 관절통이나 수면장애 근육감소 지방세포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
늙어서 겪어야 하는 노화이지만, 암경험자들은 이 노화가 남들보다 빨리 온다.
실제로 중위 연령 33세인 암경험자들의 체력과 피로 노쇠 등 노화상태가 65세 이상의 성인과 비슷하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한다. 어렵게 암을 극복했지만, 빨라진 노화로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암 경험자들의 몸은 왜 더 빨리 늦는 것일까?
암 생존자의 암치료로 인한 노화 가속화 : 생물학적 평가
"암생존률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암을 치료하거나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많은 양상들이 암 생존자들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상적으로 암 생존자들의 노화 가속화 표현형에는 2차암, 허약함, 만성장기기능장애, 그리고 인지장애 등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은 암 생존자들의 장기적인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암치료 후 세포 노화와 텔로미어의 감소, DNA의 손상, 줄기세포의 소진, 후생적 변화 등을 통해 노화가 가속되게 된다는 것.
" 암생존자에게서 볼 수 있는 장기간의 동반 질병은 노화의 표현형과 유사하며 이는 치료 상황에 대한 노출과 노화의 근본적인 생물학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성인 암 생존자들에게서는 신경인지감퇴, 골다공증, 피부 및 시각변화, 성기능장애, 2차암, 만성피로 등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이 일찍 발견된다. 또한 장기간 침대생활로 전신 단백질 합성이 감소되고 골격근이 줄어든다. "
각각의 암치료가 노화와 관련해 미치는 영향
치매, 주의력 결핍, 갑상선 기능 저하증, 전신고혈압, 신근병증, 심부전, 근육감퇴, 백내장, 청력손실, 경동맥협착, 폐섬유화, 골밀도감소, 골다공증.
결국은 암세포를 공격해서 암을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긴 한데 그 과정에서 정상세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까 예기치 못한 부작용들도 발생하게 되고, 특히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장기, 후기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불임, 성장장애, 혹은 2차암 등이 포함된다
- 정수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특히 근육에서 변화가 많이 온다. 암 자체가 근육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또 항암치료가 근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근감소가 올 수도 있고 암이 진행하는 가운데 있어서 근육을 합성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을 분해하는게 좀 활발해지면서 근감소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교수
암환자의 암세포는 염증 유발성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이 뇌하수체에 작용하면 식욕을 떨어뜨려 조기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식사량이 줄어들게 된다. 만약 염증 유발성 물질이 근육으로 가면 근육이 줄어들고 파괴되어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것들은 치료효과를 떨어뜨려 생존률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노년기에 암에 걸리면 노화는 더 빨리 진행된다.
67세 곽장섭씨는 지난해 식도암수술을 받은 후 15kg 체중이 감소했다. 살이 빠지고 근육이 빠진 것이 스스로도 느껴지는 상황. 암치료로 건강을 회복하고 있지만, 한번 빠진 체중이 돌아오지 않아 무거운 것을 들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숨이 차는 등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식도 수술하는 환자들은 절반이 근 감소가 있는데 여기에 항암치료까지 하면 4명 중에 3명꼴로 근감소가 일어나 거동이 어렵고 숨이차게 된다. 즉 식도 수술을 하게 되면 여러 환자들이 호흡곤란 오랜 침상생활 등에 의해 신체 활동이 줄어들게 되고, 식사량이 감소, 근육도 얇아지게 된다.
사진처럼 정상인 사람은 나이에 따라 노화가 서서히 진행되지만, 암을 경험한 후부터는 암이 낫는다고 해도 더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다시 되돌아갈 수 없어진다.
빨라지는 노화의 시계를 늦추려면 ?
직장암수술 이후 항암치료에 들어간 김수년씨는, 현재 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항암 치료에 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앱을 활용해 매 끼니 먹은 음식을 기록하며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체중은 2주 단위로 측정. 걸은 수와 스트레스지수 등으로 컨디션도 확인한다.
모바일헬스케어 중 운동기능은 그날그날 해야할 운동을 알림으로 보내 수행하게 한다. 앱에서 운동하기를 누르면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고, 매일매일 운동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 수술 직후보다 체력이 확실히 좋아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암.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모바일 헬스케어란 국소적인 수술 후의 회복운동부터 지엽적인 운동에서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전신운동까지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고, 영양적으로도 마찬가지로 수술한 후에 항암할 동안 이미 근거로 알려진 것들을 계속 환자한테 조정해서 보내 지키도록 하고, 어느 시점이 끝나면 일반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적극적으로 근거를 가진 의료인의 개입이 들어간 모바일 헬스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
- 황지혜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2006년 자궁경부암에 이어 올해 초 담도암 진단까지 받은 경험이 있는 유향숙씨
고강도의 근력운동과 건강한 식이요법 덕분에 항암치료를 잘 견뎌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절제 불가능한 담도암 같은 경우에는 보통 생존기간을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설명하지만, 유향숙씨처럼 항암에 대해 반응이 좋다면 혈관 침범이 된 암세포가 완전히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수술 후에도 재발률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 박송이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우리 몸의 근육량은 암을 이겨내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의 항암 치료 전과 항암치료 후의 모습
운동요법을 시행한 환자의 항암치료 전과 후의 모습
운동을 꾸준히 한 환자는 근육량이 6주까지 꾸준히 유지가 되었다. 12주까지 보았을 때에는 일주일에 5일 정도 30분 이상 중등도 운동을 했을 경우 근육량이 유지가 되었다.
암환자에게 근육운동과 단백질은 필수.
암수술 후 매일 2시간씩 등산을 하는 여순구씨는 매일 단백질을 마신다. 단백질을 먹어서 그런지 항상 갈라지던 손톱도 깨끗하게 정상으로 돌아왔고 피로감도 덜하고 숙면도 잘 취하고 있단다.
운동요법을 통해 근육량이 많은 환자, 운동을 한 환자들이 항암치료에 대한 독성이 적고 생존률이 향상된다면, 운동요법이나 단백질 식이요법을 환자들에게 처방해 최종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과 생존 기간이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황인규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출처 생로병사의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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